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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으로 짠 하얀 옷 3 : 탈 영토화(Dictee-Theresa Hak Kyung Cha, 1982)
    영미문학/영미소설 2023. 3. 8. 17:44

    '탈 영토화(Deterritorialization) - 자신이 영토로 삼고 있던 곳을 떠나다'

     

    차학경은 타자들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샤먼이 되기를 스스로 자처하였습니다. 그녀가 주로 선택한 이미지는 ‘하얀색’이었습니다. 색깔이란 개인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녀는 지배계층에 의해 강제로 입혀진 색깔을 없애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기 위해서는, ‘하얀색’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하얀색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타자들이, 기존에 몸과 마음이 가지고 있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것을 뜻하는 색깔입니다. 기존의 이념과 과거의 트라우마를 잊고 몸이 하얘지고 나서야, 새로운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재구성의 괴정을 '탈 영토화'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번 마지막 장에서는 <딕테>에 나타난 '탈 영토화' 과정에 대해 다뤄봅니다. 그 전에, 차학경이 생각하는 탈영토화란 무엇인지 그녀의 행위예술을 감상하며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Aveugle Voix, 1975〉

    차학경의 행위예술인 ‘Aveugle Voix’에서 그녀는 눈을 가린 채, 알 수 없는 글자들을 쓴 하얀색 옷을 입고 나타납니다. 그녀는 하얀색을 통해 그녀가 가진 기존의 인종적, 젠더적 자아를 버리고, 내면의 새로운 자아의 출현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는 GESTE, AVEUGLE, VOIX, MOT, SANS, ME 등의 알 수 없는 글자를 통해, 관객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그러한 그녀의 몸이 가진 의미를 끊임없이 해석하고 재구성하도록 초대합니다. 그러한 새로운 자아의 재구성 과정은, 주류사회의 문화적 폭력을 당한 모든 개인들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Stain begins to absorb the material spilled on.

    얼룩이 흘려진 자리의 물질을 흡수하기 시작한다.

    She pushes hard the cotton square against the mark.

    그녀는 네모난 탈지면을 그 자리에 대고 세게 누른다.

    Stain begins to absorb the material spilled on.

    얼룩이 흘려진 자리의 물질을 흡수하기 시작한다.

    Something of the ink that resembles the stain from the interior emptied onto emptied into emptied upon
    this boundary this surface.

    체내에서 흘러나온 염료와 비슷한 잉크 같은 그 무엇이 이 경계 이 표면 위에 비워지고 표면 안으로 비워지고 표면 위에 비워진다.
    More. Others. When pos-sible ever possible to puncture to scratch to imprint.

    더 많이. 다른 것들. 가-능할 때 가능하기만 하다면 찔러 구멍을 내고 긁어 자리를 내고 눌러 자국을 내기 위하여.
    Expel. Ne te cache pas. Révèle toi. Sang. Encre. Of its body' s extention of its containment.

    축출하라. 자신을 감추지 말라. 자신을 드러내라. 혈액. 잉크. 억제된 것의 육체적 확장.

    P.65.

        탈영토화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새하얀 거즈에 피가 빨갛게 스며드는 모습이 상상되시나요? 몸이 가졌던 기존의 의미(피)는 거즈와 같은 새로운 경계에 비워지고 비워집니다.

     

    Suffice more than that. SHE* opposes Her.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녀는 그녀를 적대한다.
    SHE against her.

    그녀는 그녀에 대항한다.
    More than that. Refuses to become discard

    그뿐 아니다. 버려져서
    decomposed oblivion.

    망각으로 해체되기를 거부한다.
    From its memory dust escapes the particles still material still respiration move.

    그 기억으로부터 먼지가 빠져나오고 아직도 티끌이 아직도 물질이 호흡이 움직인다.
    Dead air stagnant water still exhales mist.

    죽은 공기 썩은 물이 아직도 안개를 뿜어낸다. 
    Pure hazard igniting flaming itself with the slightest of friction like firefly.

    순결한 모험이 반딧불처럼 여린 마찰에도 발화되어 자신을 불태운다.
    The loss that should burn. Not burn, illuminate. Illuminate by losing.

    타버려야 할 손실. 타지 말고, 빛을 발하라. 잃어버림으로써 빛을 비추어라.
    Lighten by loss.

    잃어버림으로써 빛을 내라.
    Yet it loses not.

    그래도 그것은 잃는 것이 아니다.

    P.87.

        '잃어버림으로 빛을 내는 것', 그것은 불타서 사라지는 것과는 다릅니다. 국가적 이념 다툼(각주 참고)은 그녀가 그녀를 대항하는 일, 즉 스스로가 스스로를 배척하고 비워내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녀 자신을 잃어야합니다. 그것은 잃지만 잃는 일이 아니며, 잊어버린 기억은 새로운 기억으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One morning. The next morning. It does not matter.

    어느 날 아침. 그 이튿날 아침. 아무래도 상관없다.

    So many mornings have passed this way.

    그렇게 수많은 아침이 지나갔다.

    But this one. Especially. The white mist rising everywhere, constant gathering and dispersing.

    그러나 이날은. 특별히. 하얀 안개가 곳곳에서 일고, 계속 모이고 흩어지고 한다.
    This is how it fills the screen*.

    이런 방식으로 화면이 가득찬다.

     

    She opens the cloth again. White. Whitest of beige.

    그녀는 헝겊을 다시 편다. 하얀색이다. 베이지색 중 가장 하얀색.
    In the whlteness, subtle hues outlining phoenix from below phoenix from above facing each other in the weave barely appearing.

    그 햐얀색 위에, 연한 색깔로 봉황이 아래 위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양이 희미하게 나타난다.

    Disappearing into the whiteness.

    하얀색 속에 표나지 않게.


    Already there are folds remnant from the previous foldings now leaving a permanent mark.

    이미 예전에 접혔던 곳으로부터 접힌 줄이 영구한 자국을 남긴다.
    This cloth once in certain mind to prepare a quilt now left un-attended to some future time.

    언젠가 한 번쯤은 이 헝겊으로 이불을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언제인지 모를 미래까지 신경쓰지-않고 있다.

    Its purpose having been expended she opens it, spreads it again as if fol-lowing a habitual gesture.

    목적이 없어졌으니 그녀는 그저 습관적인 행동으로 다시 펴본다.

    She looks at it once more with a vague uneasiness as though she was missing a part to this very gesture that she could not remember.

    그녀는 이 행동의 기억하지 못하는 한 부분이 빠진 냥,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다시 한번 더 바라본다.

     

    "The smallest act of PURE LOVE is of more value to her than all other works together."

    "순수한 사랑의 가장 작은 행위가 그녀에게는 다른 모든 일을 다 합한 것보다 더 귀중하다."

     

    It stings her inside. All sudden. Summons. Move. To simply move.

    그것이 그녀의 내면을 자극한다. 아주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움직인다. 단순히 움직이기 위해서.

    Her body. Renounce no more the will inhabiting her. Complete.

    그녀의 육신. 그녀는 자신에게 더 이상의 의지가 남아있기를 단념한다. 완전히.

    She changes her dress, shed to the ground, left as it fell.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땅에 던져버리고, 옷이 땅에 떨어질 때 떠난다.


    She moves now. Quickly. You trace her steps just after, as soon as, she leaves the frame*.

    그녀는 이제 움직인다. 빨리. 그녀가 그 장면을 막 떠난 후, 당신은 곧바로 그녀를 뒤쫓는다.

    She leaves them empty. You are following her. Inside the mist.

    그녀가 떠난 빈자리가 남는다. 당신은 그녀를 따라간다. 안개 속.
    Close*. She is buried there. You lose her. It occurs to you, her name.

    가까이. 그녀는 거기에 묻혀 있다. 당신은 그녀를 잃는다. 그녀의 이름이 당신에게 떠오른다.

    Suddenly. Snow. The mist envelops her she appears from it. Far.

    문득. 눈. 그녀가 그 속에서 나타나고 안개가 그녀를 둘러싼다. 멀리.

    P. 112-114.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인의 모습이 마치 영화처럼 그려집니다. 여기에서도 역시 하얀색 이미지들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반복되는 일상을 문득 낯설게 느낀 여인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우치고, 기존의 옷을 벗어버립니다. 여인을 쫓지만 그녀는 하얀색에 묻혀 사라져갔고, 이름까지 지워졌습니다. 이러한 탈영토화는 몸이 가지고 있던 의미를 잃고 새로운 의미를 입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There is no future, only the onslaught of time.

    미래는 없다, 다만 시간의 몰려옴이 있을 뿐.
    Unaccountable, vacuous, amorphous time, towards which she is expected to move. Forward. Ahead.

    셀 수 없고, 공허한, 무형의 시간, 그녀는 그것을 향해 움직이도록 기대될 뿐이다. 앞 쪽으로. 앞으로.

    And somehow bypassing the present.

    그러고 어떻게든 현재를 지나쳐버린다.

    The present redeem-ing itself through the grace of oblivion.

    망각의 은총으로 스스로를 구제하고-있는 그 현재.

    How could she justify it. Without the visibility of the present.

    그녀는 그것을 어떻게 정당화 시킬 수 있었을까. 현재의 가시성이 없이.

     

    She says to herself if she were able to write she could continue to live.

    그녀는 글을 쓸 수만 있다면 계속 살 수 있다고 자신에게 말한다.

    Says to herself if she would write without ceasing.

    그치지 않고 계속 쓸 수만 있다면 하고 자신에게 말한다.

    To herself if by writing she could abolish real time.

    글을 씀으로써 실제의 시간을 폐기할 수 있다면 하고 자신에게 말한다.

    She would live. If she could display it before her and be-come its voyeur.

    그녀는 살 것이다. 그녀 앞에 그것을 전시해놓고 그것의 엿보는 자가 될-수 있다면.

    P. 140-141. 부분 발췌.

        전편에서 국가에 의해 멈춰버린 시간에 대해 말했듯,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도, 미래도 없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구제하는 것은 '망각' 즉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잊어지고 지워지고나서야 다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글을 다시쓰며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글을 다시 쓰며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곧 국가에 의해 멈춰버린 시간을 다시 기억하고 새롭게 써내려가는 것을 뜻합니다.

     

    Being broken. Speaking broken. Saying broken.

    깨어진다는 것. 완벽하지 못하게 구술한다는 것. 완벽하지 못하게 말한다는 것.
    Talk broken. Say broken. Broken speech. Pidg-on* tongue.

    완벽하지 못하게 이야기하라. 완벽하지 않게 말하라. 완벽하지 못한 말. 피진어.
    Broken word. Before speak. As being said.

    깨어진 언약. 말하기 전. 말해지는 대로.
    As spoken. To be said. To say. Then speak

    구술된 대로. 말해지려던. 말하기 위해. 그 후에 말하라

    P. 161.

        탈영토화의 과정 뒤에, 그녀는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틀려도 괜찮습니다. 더 이상 외운대로, 정해진 대로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이념과 규칙에 벗어나도,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진정 하고싶은 말을 하면 됩니다.

     

    Render voices to meet the weight of stone* with weight of voices.

    목소리가 돌의 무게를 음성의 무게로 대응 할 수 있도록 만들어라.

     

    Muted colors appear from the transparency of the white and wash the stone's periphery, staining the hue-less stone.

    흰색의 투명함으로부터 어두운 색깔이 나타나 돌의 주위를 씻는다. 색깔-없는 돌을 얼룩지우며.

    wall.

    벽.
    For the next phase. Next to last. Before the last. Be-fore completing.

    그 다음 단계를 위하여. 마지막 바로 전. 맨 마지막 전. 끝내기 전.

    Draw from stains the pigment as it spills from within, with in each repetition, extract even darker,

    얼룩에서 안쪽으로부터 흐르는 색소를 끌어낸다, 매번 반복과 함께, 더욱 진하게 뽑아지는,
    the stain, until it falls in a single stroke of color, crimson, red, as a flame caught in air for its sustenance.

    그 얼룩, 그것이 단 한 줄의 색깔, 자홍빛, 빨강으로 떨어질 때까지, 연명을 위해 공중에 걸린 불꽃같이.


    Stone to pigment. Stone. Wall.

    돌로부터 색소로. 돌. 벽.
    Page.

    종잇장.
    To stone, water, teinture, blood.

    돌로, 물로, 색소, 피로.


    All rise. At once. One by one. Voices absorbed into the bowl of sound.

    모두 일어난다. 즉시. 하나 하나. 음성들은 소리의 그릇 안으로 흡수된다.

    Rise voices shifting upwards circ-ling the bowl' s hollow.

    음성이 그릇의 공백을 원-으로 돌 위로 움직여 피어오른다.

    In deep metal voice spiraling up wards to pools no visible light lighter no audible higher quicken shiver the air in pool's waves to raise all else where all memory all echo

    깊은 금속성으로 위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올라 늪이 되고 눈에 보이는 빛이 그보다 더 밝을 수 없고 들리는 소리가 그보다 더 높을 수 없게 늪의 물결의 공기를 떨리도록 재촉한다 다른 모든 것을 높이 올리기 위해 모든 기억이 모두 메아리치는 곳으로

    P. 162.

        새로운 의미를 덧입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흰색의 투명함으로부터 새로운 색깔들이 나타나고, 색깔 없는 돌 위에 덧칠됩니다. 또한, 잠들어있던 모든 목소리들이 깨어나, 모든 기억들과 함께 메아리칩니다.

     

    The child smiled back to her timidly from her seat.

    그 아이는 제자리에서 여인에게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Her arms hugged her knees and her small palms wrapped perfectly the roundness of the bowl.

    아이의 팔은 무릎을 감싸고 작은 손바닥은 그릇의 원형을 온전히 감싸고 있었다.

    The young woman asked her what she was doing so far away from home.

    젊은 여인은 아이에게 왜 집을 멀리 떠났느냐고 물었다.

    The child answered simply that she was one her way home from the neighboring village to take back remedies for her mother who was very ill.

    아이는 몹시 앓는 어머니를 위해 이웃 마을에서 약을 구해 가지고 가는 길이었다고 가볍게 대답했다.

    She had been walking from daybreak and al-though she did not want to stop, she was very tired and thirsty, so she had come to the well.

    아이는 이른 새벽부터 걸었는데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피곤하고 목이 말라서, 우물가로 온 것이었다.

     

    The woman listened and when the child finished her story, she nodded and gently patted the child's head.

    여인은 귀기울여 들었고 아이가 이야기를 끝냈을 때,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She then brought over a basket and sat down beside her.

    그리고 나선, 여인은 바구니를 가져와서 아이 앞에 앉았다.

    The basket was filled with many pockets and she began to bring out one by one each pocket drawn with a black string.

    바구니는 여러 개의 주머니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녀는 검은 끈으로 맨 주머니를 하나씩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She said that these were special remedies for her mother and that she was to take them to her.

    여인은 이것들은 아이의 어머니를 위한 특별한 치료제인데 아이가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She gave her instructions on how to prepare them.

    여인은 그것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었다.

     

    She took off the kerchief that she wore and placed it on her lap.

    여인은 머리에 쓰고 있던 수건을 벗어 무릎 위에 놓았다.

    She took the bowl and said she must serve the medicines inside the bowl.

    여인은 그릇을 들고 약을 꼭 이 그릇에 담아 드려야 된다고 했다.

    After she had completed her instructions, she was to keep the tenth pocket and the bowl for herself as a gift from her.

    설명을 마친 후에, 열 번째* 주머니와 그릇을 자신이 주는 선물로 간직하라고 했다.

    She placed the white bowl in the center of the white cloth.

    여인은 흰 그릇을 흰 헝겊 한가운데 놓았다.
    The light renders each whiteness irridescent, encirc-ling the bowl a purple hue.

    빛은 각기의 흰색을 영롱하게 만들고 그릇을 보라색으로 둥글-게 감싼다.

    She laid all the pockets inside the bowl, then, taking the two diagonal corners of the cloth, tied two knots at the center and made a small bundle.

    여인은 봉지를 전부 그릇 속에 넣고, 그 다음, 헝겊의 두 대각선 모퉁이들을 잡아, 한가운데 매어 조그만 보퉁이를 만들었다.


    She gives the bundle to the child to hold in her right hand and says for her to go home quickly, make no stops and remember all she had told her.

    여인은 보퉁이를 아이의 오른손으로 잡도록 건네주며 빨리 집으로 가라고 말했다. 멈추지 말고 자신이 일러준 것을 모두 기억하라며.

    The child thanks her and stands. She gives her a deep bow.

    아이는 고맙다고 인사하며 일어선다. 아이는 여인에게 깊이 절한다.

    P. 169-170.

        책의 마지막 장입니다. 어느 여름, 아이가 어떤 우물가에서 여인을 만나 도움을 받는 꿈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는 여인에게 아픈 어머니를 위한 약과 선물을 받은 뒤,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 이는 화자가 탈영토화를 이루고, 자신의 언어와 정체성을 획득하며, 의미를 재창조하고 우주적 이치를 깨닫게 되는 흐름을 암시합니다.


    Lift me up mom to the window the child looking above too high above her view the glass between some image a blur now darks and greys mere shadows lingering above her vision her head tilted back as far as it can go.

    엄마 나를 창문으로 올려주세요 그의 시야로부터 너무 높이 올려다보는 어린아이 유리창 사이로 어떤 이미지 이제 검은색들 회색들의 희미함 그녀의 시야 위에 머뭇거리는 단지 그녀의 그림자들 머리는 가능한 만큼 뒤로 젖혀졌다.

     

    Lift me to the window to the picture image unleash the ropes tied to weights of stones first the ropes then its scraping on wood to break stillness as the bells fall peal follow the sound of ropes holding weight scrap-ing on wood to break stillness bells fall a peal to sky.

    나를 창문으로 그 그림의 이미지로 올려주세요 암석의 무게에 매여 있는 밧줄들을 풀어주세요 처음엔 밧줄들 그리고는 정적을 깨트리기 위하여 나무 위에 긁히는 소리 종들이 떨어지자 울림이 뒤따른다 정적을 깨트리기 위하여 무게를 들고 있는 밧줄이 나무에 긁히-는 소리를 종들이 떨어지며 하늘에 큰 소리를 떨친다.

    P. 179. 부분 발췌.


    Notes:

    • 사진 출처 - https://oac.cdlib.org/ark:/13030/tf9v19p053/?brand=oac4 (검색어:Aveugle Voix)
    • 원서는 《Dictee. Theresa Hak Kyung Ch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01.》, 김경년 역본을 참고하였다.
    • 여기서 '그녀'는 대문자 SHE와 Her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그녀'가 인물이 아니라 국가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Screen, Frame, Close 등은 카메라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영화의 시나리오을 읽을 때처럼, 영화가 사실이 아니며 구상된 현실이라는 것을 드러낸다.
    • Pidgon은 저자가 혼합어(pidgin: 흔히 식민지 국가에서 많이 쓰이는 정확하지 않은 영어처럼 여러 언어가 뒤섞인 편의적인 언어를 지칭)와 비둘기(Pigeon: 미국에서는 비둘기가 더럽고 지저분한 새로 간주됨)를 접목한 어휘이다.
    • 돌은 무생물적인 상태를 나타내며, 자신의 말이 아닌 것을 학습하고 말하는 것에 따라 인간성을 살실하고 돌이 되어버린 자아의 고통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 음양사상에서 10은 하나의 끝이자 완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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